10년 넘게 LA에 살면서 한국에서 온 가족, 친구, 친척들을 꽤 많이 데리고 다녔다.
처음에는 나도 욕심이 많았다. 할리우드도 보여줘야 하고, 바다도 가야 하고, 게티도 빼놓을 수 없고, 디즈니까지 왔는데 하루는 써야 할 것 같고. 그런데 몇 번 해보니 LA 여행이 힘든 이유는 볼거리가 많아서가 아니었다.
이동 때문이다.
지도에서는 20분 거리인데 차에 타면 한 시간이 걸리고, 주차 자리 찾다가 시간이 날아가고, 겨우 도착했는데 아이 컨디션이 끝나버리는 일이 LA에서는 정말 흔하다.
그래서 이번 일정은 관광지를 많이 넣되 딱 두 가지 원칙으로 짰다.
지역은 최대한 묶고, 큰 이동은 러시아워를 피한다.
LA 현지인으로 한국에서 온 수많은 가족, 친구, 친척들을 가이드했던 ‘짬바’를 영혼까지 끌어모았다.
시행착오는 내가 먼저 해봤으니, 처음 LA에 오는 가족이라면 이 동선을 기본으로 놓고 여행 날짜와 아이 나이에 맞춰 조금씩 빼고 더하면 된다.
📌 먼저 전체 일정부터
- Day 1 LACMA Urban Light + The Grove / Farmers Market
- Day 2 Getty Center + Santa Monica + Hollywood Sign + Griffith Observatory
- Day 3 DTLA + 밤에 Anaheim 이동
- Day 4 Disneyland 하루 올인
- Day 5 Laguna Beach + Irvine Spectrum + LAX
단, Day 1에 일찍 도착했다면 첫날 바다를 넣고 Day 2의 산타모니카 대신 LACMA를 넣는 식으로 서로 바꾸면 된다.
LA는 관광지 하나를 더 넣는 것보다 동선을 한 번 덜 꼬이게 만드는 게 훨씬 중요하다.
🏨숙소는 어디에 잡아야 할까?
LA 1~3박: Culver City / Palms를 1순위로 추천한다
이번 일정만 놓고 본다면 Culver City 또는 Palms가 가장 균형이 좋다.
서쪽으로 가면 Santa Monica와 Getty, 동쪽으로 가면 LACMA와 The Grove, 조금 더 가면 DTLA라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는다. LAX에서도 비교적 접근하기 편하다.
그다음 선택지는 Beverly Grove / Miracle Mile이다. LACMA와 The Grove가 가까워 도착일 일정은 편하지만 Santa Monica와 Getty까지는 조금 더 움직여야 한다.
Koreatown은 숙박비나 한식 접근성을 중요하게 본다면 괜찮지만, 이번 일정에서는 서쪽을 오갈 때 교통을 조금 더 감수해야 한다.
아이와 함께라면 일반 호텔보다 전자레인지나 간단한 키친, 냉장고, 세탁 시설이 있는 레지던스형 숙소가 은근히 편하다. 아침마다 식당을 찾지 않아도 되고, 아이 간식이나 우유를 보관하기도 쉽다.
Day 3 밤부터는 Anaheim
디즈니 전날만큼은 숙소를 옮기는 걸 추천한다.
가능하면 Disneyland 도보권이 좋다. 디즈니는 아침에도 체력전이지만 밤에 나올 때가 더 문제다. 불꽃놀이까지 보고 지친 아이를 데리고 다시 LA까지 운전하는 것보다 걸어서 호텔로 돌아가는 편이 훨씬 낫다.
✅ 2) 예약 & 준비 체크리스트
“줄 서는 시간”을 돈과 준비로 줄인다
- Getty Center: 무료 입장이지만 타임드 엔트리 예약이 필수다(주차 유료).
- The Broad: 일반 입장 무료, 사전 예약을 걸어두면 대기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.
- Disneyland: 티켓 구매 + 날짜/파크 예약이 모두 완료되어야 입장할 수 있다.
- Griffith 플라네타리움 쇼(선택): 당일 현장 구매만 가능하니 원하면 도착 즉시 확인을 추천한다.
- 디즈니 유모차 규정: 79cm x 132cm 초과 유모차는 제한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.
🗓️ Day 1 (도착일)
도착일은 “시간 + 분위기 취향”으로 A/B를 고르면 된다
LAX 도착일은 변수가 많다. 입국 심사, 수하물, 렌트카 픽업까지 합치면 시간이 훅 간다. 게다가 체크인했다가 다시 서쪽으로 나오는 동선은 아이 동반이면 체감이 크다. 그래서 Day 1은 아래처럼 고르면 된다.
✅ Day 1 플랜 A (일찍 도착했을 때): 바다로 시작하는 버전
추천 상황: 오후에 여유가 있고, “LA=바다 감성”을 첫날부터 챙기고 싶은 경우
A-1) Santa Monica 버전 (클래식 코스)
- Santa Monica Pier & Beach (첫 인증샷 + 모래놀이)
- (선택) Venice Boardwalk 짧게
- The Grove / Farmers Market 저녁
📌 솔솔의 현실 코멘트
요즘 산타모니카는 예전처럼 상권이 북적이는 분위기를 기대하면 살짝 허전할 수 있다. 그래서 피어+비치 중심으로 짧게(60~90분), 그리고 “밥/쇼핑은 다른 곳에서” 챙기는 편이 만족도가 높다.
📌 로컬 팁 | 산타모니카 주차
산타모니카는 주차장 안에서 헤매는 시간이 의외로 길다. 한 군데로 딱 고정하고 피어까지는 걷는 방식이 가장 편하다.
A-2) 대체 비치 버전
요즘은 산타모니카 상권이 죽어서, 더 로컬하고 깔끔한 바다 분위기를 원하면 아래 중 하나로 바꾸는 편을 추천한다.
- Manhattan Beach: 동네 분위기가 더 로컬이고 깔끔하다. 바다 산책이 목적이면 만족도가 높다.
- Hermosa Beach: 걷기 좋은 보드워크와 여유로운 분위기가 장점이다.
👉 바다는 60~90분 컷, 저녁은 The Grove / Farmers Market로 옮겨 마무리하면 된다.
✅ Day 1 플랜 B (늦게 도착했을 때)
추천 상황: 도착이 늦거나, 입국/렌트카 픽업으로 이미 체력을 쓴 경우(특히 체크인 후 다시 서쪽으로 나가는 게 부담스러운 경우)
- LACMA Urban Light (야외 포토 스팟이라 짧게 찍기 좋다)
- The Grove / Farmers Market 저녁
- 일찍 숙소 복귀
🗓️ Day 2
예술 + 싸인 + 야경, LA의 정점을 한 번에
낮에는 서쪽/미드윌셔, 해질녘엔 할리우드 힐. 라인을 한 번만 넘기는 동선이 포인트다.
- 09:30–13:00 Getty Center (월요일 휴관)
트램 + 정원 + 뷰만으로도 만족도가 높다. 전시는 욕심내지 않는 편이 낫다. - 14:30–16:30 LACMA Urban Light & La Brea Tar Pits
어번 라이트에서 사진을 챙기고, 바로 옆 타르피츠를 붙이면 아이 반응도 좋다.
참고: La Brea Tar Pits는 매달 첫 번째 화요일(1월 제외) 휴관이다. - 17:30–18:30 Lake Hollywood Park
헐리우드 싸인이 정면으로 크게 보인다. 놀이터까지 있어 아이 리셋을 챙길 수 있다.
주의: 화장실이 없다고 안내되어 있으니 방문 전 해결을 추천한다. - 18:45–21:00 Griffith Observatory
싸인은 공원에서 끝냈으니, 여기서는 야경에 집중하면 된다. 플라네타리움 쇼는 당일 현장 구매만 가능하다.
📌 로컬 팁 | Day 2
Lake Hollywood Park는 사진 10분 + 놀이터 20분만 챙기고 빠지는 걸 추천한다. 그리피스는 7시대 도착해도 야경은 충분히 성공한다.
🗓️ Day 3
DTLA 올킬 후, 밤늦게 애너하임 탈출
다운타운은 주차 한 번으로 도보 동선을 묶는 게 낫다. SpotHero 같은 앱 활용을 추천한다.
- 09:30–11:30 The Broad (사전 예약 추천)
- 11:40–12:10 Walt Disney Concert Hall (외관 감상)
- 12:15–13:15 Grand Central Market (점심)
- 13:20–14:10 Angels Flight & Bradbury Building
- 14:30–16:00 Little Tokyo 또는 The Last Bookstore 택 1
📌 로컬 팁 | 계단 + Angels Flight 조합
Grand Central Market은 언덕 아래쪽, Angels Flight는 위쪽이다.
내려갈 때는 계단, 올라올 때는 Angels Flight를 추천한다. 사진도 챙기고 체험도 하나 더 챙길 수 있다.
📌 로컬 팁 | DTLA 차량
차 안에 짐/쇼핑백이 보이면 창문을 깨고 도난 당할 확률이 매우 높다. 가능하면 트렁크에 미리 넣고 다니는 편이 낫다.
⚠️ 이동 타이밍(매우 중요)
오후 3:30~7:30 출발은 비추천이다. 차라리 DTLA에서 저녁까지 먹고 19:30 이후 애너하임으로 이동하는 편이 훨씬 낫다.
🗓️ Day 4
Disneyland 올인, 강행군의 꽃
- 오픈 30분 전 도착을 추천한다. 보안 검색과 입장 대기가 길다.
- 강행군이라면 Lightning Lane Multi Pass(구 Genie+)로 시간을 사는 선택이 유효하다.
- 목표는 인기 라이드 7~10개다. 퍼레이드/야간쇼는 컨디션이 되면 챙기면 된다.
🗓️ Day 5
라구나 감성 + 마지막 기지, 그리고 LAX 직행
자정 비행이라도 LAX 20:30~21:00 도착을 목표로 추천한다.
- 11:00–13:00 Laguna Beach, Heisler Park
절벽 산책로 뷰가 아주 좋다. 공중 화장실이 있어 아이 동반에도 유리하다. 주말은 주차 경쟁이 있다. - 13:00–14:00 Gelato Paradiso (디저트 추천)
큰 길에서 살짝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곳이다. 라구나 감성은 이런 디저트 하나로 완성된다. - 14:30–17:00 Irvine Spectrum Center
쇼핑, 간식, 산책까지 한 번에 해결되는 ‘마지막 기지’ 역할을 한다.
참고: Giant Wheel(관람차)은 현재 공사로 운영 중단이고, 2026년 여름 새 휠 오픈 예정이라 일정에는 넣지 않는 편이 낫다. - 18:00 LAX로 출발 (렌터카 반납/체크인 고려)
📌 로컬 팁 | LAX는 마지막 10분이 변수
공항 진입 직전 구간이 갑자기 막히는 경우가 있다. 지도상 ETA보다 추가 20분을 더 보는 편이 안전하다.
마무리
LA는 넓고 볼 건 많다. 하지만 아이와 함께라면 ‘어디를 가느냐’보다 ‘어떻게 묶느냐’가 여행의 질을 결정한다. 이 코스대로만 따라오면 4박 5일 동안 핵심 명소를 찍으면서도 아이 컨디션을 지켜낼 수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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